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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열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인정은 위험”

천세윤 | 기사입력 2026/01/21 [17:20]
천세윤 이메일 아이콘 기사입력  2026/01/21 [17:20]
“공기열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인정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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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기준 · 산정방식 · 검증체계 · 사후관리제 만들어야

‘공기열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 열려

 


성능기준·산정방식·검증체계도 없이 공기열 히트펌프에 대한 ‘재생에너지 인정’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소희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히트펌프 과연 재생에너지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인정 확대를 둘러싼 핵심 쟁점과 문제점, 대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경희대 기계공학과 홍희기 교수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을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간주하는 접근에 문제를 제기하고 “재생으로 인정되는 열량은 ‘총 공급열량’에서 ‘전력 투입분’과 ‘전력 생산 과정의 화석연료 기여’까지 고려해 엄격히 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성능이 낮은 설비는 탄소중립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배출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는 “먼저 ‘인정’이 아니라, 실측 데이터 기반의 성능 기준과 검증체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임용훈 교수는 시장·수용성 관점에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확대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임 교수는 공동주택에서 가장 큰 민원 요인으로 급탕(온수) 공급의 반응성과 품질 문제를 제시하며, 히트펌프는 구조적으로 급탕 응답이 느려 ‘아침에 찬물이 나오는’ 순간 민원이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별보일러 대체를 전제로 할 경우 축열조·보조열원·배관 공사 등 부대설비 비용이 수반돼 “설비 한 대를 지원한다고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결론적으로 “유럽 숫자를 따라가기보다, 국내 전력믹스와 기후 조건을 반영해 ‘실제 운전효율(SPF)’로 판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서울시 건축기획과 김승환 건축설비팀장은 인허가·행정 집행 관점에서 “설치 의무를 맞추기 위해 보급되었지만, 실제 운영은 되지 않는 설비”가 반복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팀장은 특히 사용계획 없이 시공되거나 운영이 멈춘 채 방치되어 온 설비 사례를 언급하며, 공기열 히트펌프 역시 기준·운영관리 체계가 미비하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실외기 설치 공간, 안전 이슈 등 건축 설계 단계에서의 고려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이슬기 연구위원은 재생열 논쟁의 근본 원인으로 “현행 제도가 재생열 설비를 ‘설치 시점 성능’으로 실적화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꼽고, 운영평가(실측) 체계를 병행해야 재생열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오세신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더라도 히트펌프가 공급하는 총열량 전체를 재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럽처럼 구동 전력 투입분을 제외하고 남는 열량만 재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혜명 이창현 변호사는 공기열을 시행령 개정으로 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시키는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이 열거한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추가하는 것은 위임입법 한계를 벗어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공기열을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정책 판단일 수 있으나, 그 판단이 국민적 합의와 국회 논의를 거쳐 법률로 정비되어야 예측 가능성과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 권병철 과장은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정책 대상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이 아니라 난방·급탕을 위한 설비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인정 기준의 경우 고시를 통해 유럽 기준인 SPF 2.875보다 높은 수준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외기온을 반영해 지역별 가중치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2026년 예산(145억원)은 온난지역 중심의 시범 성격이며, 업계 반대 의견과 간담회 등을 통해 추가 의견수렴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열 부문 저탄소 전환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 지원으로 한 번 설치하고 작동하지 않는 설비가 10년, 15년 방치되는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운영평가(실측) 체계를 제도화하는 것을 포함해 실질적인 건물 부문 저탄소 전환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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