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예산 촉박한 공기로 안전 품질 ‘타격’ 건설산업 신뢰도 저하 ‘악순환 되풀이’
‘중대재해’ 처벌 위주 정책으론 안전사고 예방 ‘한계’ ··· 제도 개선은 ‘거북이 걸음’
한승구 건협회장 기자 ‘간담’, “총사업비 산정 체계 ‘손질’ 공사비 현실화 문제 해결”
내년 ‘미래 건설인의 밤’ ‘건설 홍보 대회’ 등 추진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 주력
적정한 건설 공사비와 공사기간 보장은 요원한 일인가. ‘쥐꼬리’ 예산에 맞춘 공사비와 촉박한 공사 기간으로, 안전과 품질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사례들이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왜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을까.
최근 부실 공사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그리고 이어지는 규제로, 건설사의 경영환경 악화는 물론, 건설산업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제도개선을 위한 건설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향후 건설 공사비 현실화와 관련, 정부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 한승구 회장은 지난 11일 건설 전문매체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년에도 총사업비 산정 체계 고도화를 통한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중심으로 건설업계의 현안 과제들을 풀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이날 “정부에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 중이나 사후적인 처벌 위주의 정책으로 근원적인 사고 예방에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강화를 위해서는 안전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한 공사비와 공사기간 보장 원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재발생에 대해 가장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 중처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사고발생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공사안전관리종합망(CSI) 신고 기준 사망자 수 현황에 따르면, 2020년 251명에서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지난해 207명으로 드러나 재해처벌 강화로는 실질적 사고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 시행됐으며 지난해 1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등으로 확대 적용됐다.
한 회장은 또 “장기계속공사 총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지급 방안과 순공사비 98%미만 낙찰배제 적용 대상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과 9월에 국회에서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안과 관련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발주자에게 적정 공기와 공사비 반영 의무를 부여한 점은 긍정적이나, 과징금 부과 기준은 업계 부담 증가와 건설산업 위축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한 회장은 “매출액의 3% 과징금은 비록 1천억 원의 상한액을 설정했지만, 현재 건설업 매출액 영업이익률 고려시 기업 재무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기업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의한 과징금의 중복 부과가 현실화 되면, 사실상 대기업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할 수 밖에 없게 돼 대규모 실직, 협력업체 및 전후방 산업 연쇄 부도 등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결국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이익보다 사고발생에 의한 불이익이 훨씬 커 소극적 사업 추진이 어렵고, 이로 인해 산업 활력 저해는 물론 정부의 135만호 주택공급 및 SOC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향후 국회와 국토부에 이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공청회와 세미나를 통해 합리적 과징금 기준과, 하위법령 제정에 적극 참여해 현실을 반영한 부과 기준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특히 건설현장에서 실질적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현장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근로자의 안전준수 의무와 과태료 부과 내용이 건안법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SOC 예산 확대 등 건설투자 활성화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 회장은 이날 “건설투자는 최근 6분기 연속 역성장했고 올해 정부 SOC 예산도 전년 대비 1조원 삭감되는 등 건설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 2.5% 달성을 위한 SOC 예산 30조원 이상 편성과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반시설관리법’ 개정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체된 미분양 해소를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건설협회는 수도권 미분양 해소를 위해 ‘LH 미분양 주택 매입사업’ 확대 및 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HUG 환매조건부 매입’ 확대와 사업 추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 미분양 매입 시 세제지원 법안을 조속히 입법하고 지방 주택시장을 고려한 ‘스트레스 DSR’ 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끝으로 한 회장은 “최근 건설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망사고 등으로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며 “내년 1월 미래 건설인의 밤, 3월 건설 홍보 경진대회, 4월 건설현장 사망사고 예방 캠페인 등의 행사를 추진해 건설산업의 대국민 이미지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