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우레탄 페놀폼, “고온 가속화 시험으로 대체” 주장
발포폴리스티렌, - “고온에서 손상 변형 발생” 입장 맞서
‘KS M ISO 4898’ 표준 시행 불구 특정 제품 감싸기 안돼
지난 1월부터 건축용 발포플라스틱 단열재 표준을 ISO 4898 국제표준과 같이 하나의 통합표준으로 개정한 ‘KS M ISO 4898’ 표준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열저항 측정 방식을 둘러싸고 PUR/PIR, PF 업계와 EPS, XPS 업계가 의견을 달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축용 단열재는 비드법 발포폴리스티렌(EPS), 압출법 발포폴리스티렌(XPS), 폴리우레탄 폼(PUR/PIR), 페놀폼(PF) 등이다.
이 같은 갈등은 현재 PF와 PUR 업계를 중심으로 KS M ISO 4898에서 규정하고 있는 장기 열저항 측정방식인 슬라이싱 가속화 시험방식을 독일 DIN 제품표준에 근거한 EN 유럽표준의 고온 가속화 시험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으로 인해 불거졌다.
유럽표준(EN)에서 활용하고 있는 고온 가속화법은 단열재를 70℃ 혹은 110℃에서 2주간 건조한 후 성능을 평가하는 방법이며, 슬라이싱 가속화법은 단열재를 10㎜ 두께로 잘라낸 후 약 23℃ 조건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장기 성능값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EPS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에서는 EN 유럽표준의 고온 가속화 시험법 도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조합 관계자는 “국가표준은 산업의 이해관계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에너지복지를 위한 최소 기준”이라며, “국립시험기관의 분석 결과, EN 방식은 국내 제품에 대한 과학적·공학적 검증자료가 전무하고, 고온 조건에서 오히려 셀 구조 손상과 변형이 발생하는 등 장기 평가 기준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고온 촉진시험은 실제 건축물의 열·습도 환경과는 거리가 먼 시험방법으로, 국내 실험에서는 오히려 제품의 물리적 변형과 셀 구조 붕괴가 발생해 표준시험법으로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이미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020년 산업통상부의 국가연구사업으로 수행된 시험에서 ISO 11561 기준에 따른 장기 성능 저하 시험을 통해 PF 20~24%, 우레탄폼 35%, XPS 31% 수준으로 나타난 반면, EN 13166의 110℃, 28일 시험에서는 PF·PUR의 단열성능 저하율이 4.5~17%로 낮게 측정된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이 같은 측정 값은 고온으로 인한 재료 변성에 의한 것으로 실질적인 25년 장기성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특히, EN 시험법은 시간에 따른 가스 확산이 아닌 단기 열충격만을 가속화한 인위적 조건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단열성능이 우수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착시효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PF·우레탄폼 제조사들은 여전히 ‘초기 열전도도’ 수치를 단열성능 지표로 제시하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KS M ISO 4898 개정 표준에서 명시한 ‘장기열저항값 표시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로, 현행 적합성평가법상 명백한 위법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재식 박사도 종래와 같이 초기 열전도도를 제품 단열성능 값으로 표기하거나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표준 규정의 적합성에 위배한다고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 박사는 “그동안 경시변화가 발생하는 일부 단열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슬라이싱 가속화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을 펼쳐 왔고, 최근 ISO 국제표준을 대체해 독일 DIN 제품표준에 근거한 EN 유럽표준의 고온가속화 시험법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질발포플라스틱 단열재 대부분이 경시변화가 발생하는 만큼 KS M ISO 4898 개정 시행 이후에는 장기 열저항을 제품의 단열성능 지표로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며, “최근 일부 단열재 기업들의 EN 시험법 도입 주장은 국내 제품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학적 근거자료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오랜 기간 모든 단열재 산업과 전문가들이 회의와 소통을 통해 합의한 결과로 이뤄낸 성과가 KS M ISO 4898 통합표준인 만큼 충분한 검증 없이 특정 제품의 유불리에 따라 표준의 일부를 재개정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슬라이싱 가속화 조건에 의한 장기 열저항 값의 명확한 규정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본 조건”이라며, “제조 후 수년 내에 급격히 단열성능이 낮아지는 경시변화를 단열재의 열성능 값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 판단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 25년에서 50년 이상 사용하는 건물에 사용하는 건축 내장재인 단열재가 시간에 따라 수년 이내에 초기 단열성능 값 대비 최대 20%~30% 성능이 낮아진다면 이는 건물 냉·난방부하와 에너지손실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최종 사용자인 국민에게 단열재 제품에 대한 잘못된 성능 값을 표준에서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