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결식 철근 커플러 내부에 고성능 에폭시를 주입해 철근과 커플러 사이의 빈 공간을 없애고,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적은 체결력으로도 잔류변형량과 인장강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충진식 철근 커플러’ 기술이 선보여 화제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 대비 25% 수준의 토크만으로 안전한 체결이 가능해 50% 이상의 시공 단축은 물론 시공 불량 발생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토크 체결력도 높은 수준 ‘자랑’ 공사기간 등 불량 발생률 크게 줄여
두 개의 철근을 길이 방향으로 단단하게 연결하는 철근 커플러는 고층 건물이나 교량과 같은 대형 구조물 건설 시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OSC 공법과 모듈러 건축 산업의 활성화와 재건축·리모델링 시장의 꾸준한 성장, 노후 시설물 보수보강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현장체결식 철근 커플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을 미달하는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의 경우 초기 강성 부족으로 구조물 성능 저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커플러 내부와 철근 사이에 이격이 존재할 때 철근에 인장 하중이 가해지면 커플러 와철근의 이격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강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는 쉽게 콘크리트 균열을 발생시켜 구조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저하시키고, 중장기적으로 철근 부식의 원인을 제공한다.
문제는 기존의 인장강도 시험 결과만로는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의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현장 품질 시험항목에 ‘잔류변형량’ 추가시키며 철근 커플러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철근 커플러의 ‘인장강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기존 품질시험에서 철근의 초기 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잔류변형’도 함께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철근 커플러에 대한 엄격한 품질관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품질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품질이 미흡한 불량 커플러가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국내 다수의 시험원에서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 성적서 발급과 관련한 비정상적인 행위가 드러나며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성적서가 발행되고 현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강화된 철근 커플러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커플러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정부의 내진설계에 대한 지침 강화를 통해 철근 커플러의 성능기준이 확대되고 이를 만족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건설연에서는 적립금 개발사업 일환으로 ‘현장 체결식 커플러 사업화 및 개정 건설기준 만족을 위한 잔류변형 개선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 최근 충진식 철근 커플러를 선보였다.
연구내용
이 연구는 현장체결식 철근 커플러의 강화된 품질기준(KSD 0249)을 만족하기 위한 잔류변형 최소화 기술개발과 함께 시공성 향상을 통한 수요기업의 시장경쟁력 향상 도모, 현장체결식 철근 커플러의 국내 시장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및 공법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진은 높은 구조 안전성과 시공성을 갖는 현장체결식 커플러 기술 확보를 위해 ‘구조 안전성 확보’ 연구와 ‘시공성 확보’ 연구를 동시에 수행했다.
‘구조 안전성 확보’ 연구에서는 다양한 충진재를 적용해 잔류변형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시공성 확보’ 연구에서는 충진재로 인한 체결력 감소 및 시공속도 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이후 다양한 직경과 강종의 철근을 대상으로 잔류변형 실험을 비롯해 인장강도와 저주기 피로실험 등을 진행, 개발 기술의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선보인 충진식 커플러는 잔류변형량이 0.25mm 이하로, 최근 개정된 건설기준 0.3mm 이하의 15% 이상을 상회하는 구조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이를 위해 소요되는 토크 체결력 또한 250N·m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토크 체결력 1,000N·m 대비 현저히 개선된 수치로, 50%의 시공시간 절감효과를 톡톡히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공인시험기관으로부터 12건의 공인 시험 성적서를 확보하며 대외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기대효과
품질 시험항목에 추가된 잔류변형량 항목을 충분히 만족하고, 시공성까지 개선시킨 이 기술은 불량 커플러의 확산 방지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비교적 쉽고 간편하게 시공이 가능한 철근 커플러 기술은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근로자의 고령화, 외국인 근로자와의 문화 차이, 안전사고, 시민의 쾌적한 환경요구 등으로 인한 현장시공 어려움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충진재를 활용한 구조성능 확보는 상대적으로 커플러 구조를 단순화 할 수 있어 마디 형태가 다른 철근에도 이번 기술 적용이 용이한 만큼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 / 터 / 뷰
고성능 에폭시 커플러 내부에 주입 공극 없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건수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연구원의 지역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로, 최근 강화된 철근 커플러 품질기준을 만족하는 현장체결식 커플러 기술 개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충진식 커플러’는 ‘잔류변형’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시공성까지 개선한 현장체결식 커플러라는 점에서 건설현장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준성산업(주)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건설연의 연구시설과 인력 지원으로 진행됐다.
김 박사는 “준성산업의 아이디어 구현을 위해 충진식 커플러의 최적화에 집중했다”며, “현재 상용화된 충진재들의 물리적 특성과 시공성을 고려한 최적의 충진재 도출 연구와 함께 충진재 주입을 고려한 기존 충진식 커플러의 설계 최적화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충진식 커플러가 적용된 철근 실험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고, 공인기관의 성적서를 통해 구조성능을 확인받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성능평가 실험은 단순한 ‘잔류변형’ 실험 수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실제로 철근의 직경과 강종별로 실험이 이뤄졌고, 실험은 인장강도, 잔류변형, 저싸이클 반복실험 등 다양하게 이뤄졌다.
우수한 성능 가격경쟁력 뛰어나 해외시장 진출 기대감
김 박사는 “우수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충진식 커플러는 건설현장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기존 건설현장에 보급되던 불량 현장체결식 커플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올해부터 현장 공급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충진식 커플러는 고성능 에폭시를 커플러 내부에 주입해 공극을 없애는 방식으로, 밀실하게 채워진 에폭시가 하중을 골고루 받아 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 같은 방식은 철근의 마디와 리브 형상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쐐기 또는 편체가 없어도 커플러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진식 커플러를 활용할 경우 국내 철근과 다른 형상을 가진 외국의 철근에도 무리 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며, “즉,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현재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