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막 구조물 공법 대비 현장시공 시 안전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신공법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공법은 구조물의 지붕 막재 설치와 지붕 막재에 균일한 장력을 도입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법으로, 고소작업으로 인한 추락사고 저감은 물론 균일한 장력으로 인해 대공간 막 구조물의 수명 연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소작업 인한 추락사고 줄이고 구조물 수명 연장에도 ‘한몫’
건설기술연, 수요기업 ㈜주앤보에 특허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막 구조물은 월드컵경기장과 고척스타디움의 지붕처럼 얇은 천 종류의 막재를 지붕으로 사용하는 구조물을 말한다.
막 구조물은 한동안 유목민의 텐트처럼 임시 사용 후 철거 가능한 가설 구조물로 취급 받았지만, 196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지붕이 가벼운 대공간 구조물에 적합한 영구 막 구조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1986년에 준공된 88올림픽 체조경기장과 펜싱경기장을 비롯해 1995년에 준공된 미국 덴버 국제공항, 1999년에 준공된 영국 밀레니엄 돔, 2000년 이후 준공된 국내외 다수의 경기장이 지붕 막재를 활용한 대표적인 영구 막 구조물이다.
하지만, 천 재질의 연성재료인 막재를 지붕으로 사용하는 막 구조물은 고공에서 작업이 이뤄지면서 지붕 막재 설치와 지붕 막재 장력 도입 시 추락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실제로 지붕 막재 당김 작업 중 현장 작업자의 추락사고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공법은 지붕 막재 한쪽 면을 구조 부재에 고정시킨 후 반대편에서 지붕 막재 당기기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으로, 아치퍼린 부재와 철골 등 주 강성부재가 지붕 막재 당김 작업 시 장애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아치퍼린과 주 강성부재 전후 또는 좌우로 지붕 막재에 균일한 장력이 도입되지 못하고, 심한 경우 지붕 연성 막재 당기기 시공과정에서 지붕 막재가 찢어지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건설현장에서는 보다 안전하고 균일한 막구조물의 지붕 막재 설치 시공 기술과 지붕 막재 장력 도입 공법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기존 공법 대비 보다 안전하고 용이하며, 지붕 막재 설치와 지붕 막재에 균일한 장력을 도입할 수 있는 신공법 개발과 현장 적용을 통한 실증을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는 건설기술연구원의 ‘중소․중견기업 동반 국내외 현안 해결기술 지원사업’ 일환으로 수요기업인 주앤보(주)의 특허 아이디어 실용화와 사업화 지원을 목표로 진행된 ‘기존 공법 대비 현장 시공이 안전하고 용이한 대공간 막 구조물 설계·제작·시공·계측 기술 개발’ 연구다.
연구내용
이 연구는 기존 공법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펼쳐진 내민보 끝단에 지붕 막재를 고정시킨 후 내민보를 회전시켜 지붕 막재 중앙부의 아치 퍼린을 수직방향으로 상향시키는 동시에 지붕 막재에 균일한 장력을 도입하는 공법 개발을 목표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새롭게 개발하는 방식을 ‘회전체 강판 슬릿을 활용한 내민보 회전식 막 구조물 지붕 막재 당김 및 접합방식’으로 명명하고, 4m×4m 목업 실험체와 10m×7m 실스케일 시제품 실증을 통해 개발 공법의 설계, 제작, 시공, 계측 기술을 검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구진은 기존 공법의 문제점을 고찰하고, 개발 공법의 검증목표를 설정했다.
이후 목업 실험체와 실 스케일 시제품 제작·실증을 통해 설계·제작·시공 기술을 검증하고, 지붕 막재 균일 장력 도입 여부 확인을 위해 다양한 계측센서를 설치, 기존 공법 시공과 개발 공법 시공을 변수로 구분한 실험을 수행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새로운 방식은 철골 등의 주 강성부재의 종 방향 이음새(스플라이스부)와 횡 방향으로 지붕 막 재를 지지하는 아치퍼린이 체결되는 4방향 접합부에 내민보가 수직 상하 방향으로 회전이 가능토록 회전체 강판 슬릿을 적용하고 있다.
회전체 강판 슬릿 체결방식은 내민보를 회전시켜 지붕 막재에 균일한 장력을 도입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 공법의 지붕 막재 균일 장력 도입 여부 확인을 위해 목업 실험체와 실규모 시제품을 제작하고, 실험을 수행했다.
실험변수는 기존 공법 시공과 개발 공법 시공법으로, 중앙부 좌우 내민보에 체결되는 지붕 막재 고정 치구의 장력 측정을 위한 로드셀을 비롯한 지붕 막재가 아치퍼린에 작용하는 압력 측정을 위한 면압 센서, 지붕 막재의 축방향 변형율 계측을 위한 변형율 센서 등 계측센서를 사용했다.
실험결과, 기존 공법은 개발 공법대비 상대적으로 좌우 내민보에 작용하는 장력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진은 지붕 막재 한쪽 면 고정 후 반대편 지붕 막재 당기기 작업 시 지붕 막재와 아치퍼린 등 지지 부재와 마찰력으로 당김 작업 시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을 면압과 변형율 측정 데이터로 확인했다.
반면, 새롭게 선보인 공법은 기존 공법대비 상대적으로 장력 편차가 적고, 면압과 변형율이 특정 지점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개발 공법이 기존 공법대비 균일한 지붕 막재 장력 도입에 유리한 공법인 것을 확인했다.
기대효과
지난 2002년 월드컵경기장을 시발점으로, 막 구조물이 레저 산업과 지자체의 체육 문화 활동 확대되고 있다.
또한, 기존 시설물의 리모델링에 힘입어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전시장, 운동시설, 판매·영업시설에서 대공간 막 구조물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다수의 월드컵경기장이 준공 후 20년이 경과되면서 지붕 막재 교체 등 막 구조물 보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 성과물을 활용할 경우 막 구조물 시공 시 고소 작업 추락사고율 저감은 물론 관련 산업의 국내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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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막재에 플러터링 폰딩 현상 막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형도 수석연구원은 “지붕 막재를 활용한 영구 막 구조물의 경우 시공 시 지붕 막재의 장력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거나 준공 후 장력이 관리되지 않으면 지붕 막재에 플러터링이나 폰딩 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많은 선행 연구에서는 지붕 막재의 초기 적정 장력 도입과 준공 후 적정 장력 유지관리가 영구 막 구조물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론 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기준, 산업 재해 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대한 2024년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전체 사망자 598명 중 건설현장 추락사고 사망자는 251명으로 42%의 비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막 구조물 시공 시 추락사고율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며, “이 같은 필요성에 선보인 ‘회전체 강판 슬릿을 활용한 내민보 회전식 막 구조물 지붕 막재 당김 및 접합방식’은 기존 공법에서 막재의 형상 유지를 위한 아치퍼린 구조부재가 지붕 막재 당김 작업 시 장애물로 작용하는 기술적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를 통해 개발 공법이 기존 공법대비 균일한 지붕 막재 장력 도입에 유리한 공법으로 확인되면서 막 구조물의 지붕 막재 당김 작업 시 추락사고율을 저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시제품 제작 성능검증 통해 법·제도 시방서 보완 추진
김 박사는 “이번 성과물들을 건설현장에 적용할 경우 고소 작업으로 인한 추락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또한, 막 구조물 외에도 우주 유인기지 건설, 재난 후 임시 구호소와 대피소, 응급 임시 주거 시설, 군 야전 막사 시설, 캠핑 시설 등 다양한 방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에서는 가속도계를 활용한 지붕 막재 장력 계측 실험도 시범적으로 수행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ICT 기술을 접목한 막재 장력 계측 기술이 개발되면 준공 후 20년이 경과한 국내 다수의 월드컵경기장에 지붕 막재 교체 보수 공사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특허 아이디어 기반 시제품 제작과 성능 검증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항과 연구성과를 대공간 막 구조물 관련 법·제도․ 시방서 보완에 활용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 사회 안전보장 체계에 일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