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시작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25개사)이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 계약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1년간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친 후 쟁점사항인 공사기간(7년) 연장과 공사비 협상이 마무리되면 최종 공사계약 후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게 된다. 정부와 시공사 간 줄다리기가 있겠지만 어떻게든 정리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사업은 산을 깍아 바다에 메꾸는 것이 주공정으로 단군 이래 최대인 10조 5,300억 원 규모다.
활주로 건설 예정지가 수심이 약 15~26.5m로 깊고, 연약지반이 약 10~45m로 깊게 분포해 있으며, 외해에 열려있어 높은 파고의 폭풍파(최대파고 18m) 내습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2022년 내놓은 사전타당성 검토연구보고서를 보면 “가덕도 신공항은 품질과 안전이 담보돼야 하는 주요 국가시설물”이라고 돼 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신공항 입지여건을 생각해 보면 이 말이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 특히,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기대하는 바가 크므로 더욱 그러하다.
보고서를 보면, 신공항의 남측호안은 케이슨 구조로, 북측호안은 소파블록으로 피복한 경사식 구조로 돼 있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진행할 기본설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의 품질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호안구조물의 안정성 확보가 우선이다. 특히, 외해에 열려있는 남측 호안의 경우는 방파제와 같은 큰 파압이 작용된다.
높은 부지 성토고로 인해 일반 안벽보다도 높은 토압과 지진으로 인한 큰 동수압, 잔류수압도 일반 안벽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하중의 증가가 예견되고 있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부터 ‘해양수산신기술인증제도’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써 왔다.
인증받은 신기술중에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핵심공정에 직접적으로 활용 가능한 우수한 기술이 있다. 바로 오픈 셀 케이슨 공법(해양수산신기술-2022-0022)이다.
이 공법은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2-6단계에 적용돼 시공성도 확인된 만큼 신공항 남측 호안에 직접 적용이 가능하다.
인접 케이슨 간 인터로킹으로 내재적인 안정성이 매우 높은 공법이기 때문에 이번 신공항 적용에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북측 호안에 활용 가능한 ‘소파블록공법(해양수산신기술-2020-0009, 해양수산신기술-2022-0013)’이 있으며, 이는 국내 소파블록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 기술 개발자들은 기술의 신공항에의 적용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설계사, 시공사 관계자를 찾아가서 설명하고, 발주처 및 정치권에 도움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이 신공항에 적용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기존 기술대비 성능이 월등히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눈에는 특혜시비, 책임, 이권문제가 핵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특혜시비도, 책임질 필요도 없고, 이권은 보장되는 기존 기술을 채택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우수한 신기술을 현장에, 특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국책사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모 등을 통해 적용할 신기술을 선정해 적용 선정에 따른 특혜시비를 해소해 주고, 과감한 샌드박스 도입 등을 통해 책임을 면해줌으로써 소신 있는 설계 및 시공이 되게 해야 한다.
또한, 적정기술료를 공사비에 반영해 기술개발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시공사에게는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어 최선의 노력을 유도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 신항과 재개발 중인 북항과 신공항과 연계하고, 진해 신항을 더한다면 부산이 바다 및 하늘 물류를 통합한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에서 언급한 신기술 중 하나의 주개발자인 필자는 우수한 해양수산신기술이 이러한 건국이래 가장 크고 중요한 국책사업 성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