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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건설산업 외면 ‘심각’ ··· ‘워라밸’ 실현 분위기 조성 ‘총력’

건설기술신문 창간 26주년 특별인터뷰 - 건설기술인협회 윤영구 회장

천세윤 기자 | 기사입력 2024/10/24 [08:38]
천세윤 기자 이메일 아이콘 기사입력  2024/10/24 [08:38]
젊은 세대 건설산업 외면 ‘심각’ ··· ‘워라밸’ 실현 분위기 조성 ‘총력’
건설기술신문 창간 26주년 특별인터뷰 - 건설기술인협회 윤영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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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건설기술인 비중 10년 후 4%대 전망 ‘큰 문제’

‘적정 근무’ ‘임금수준 현실화’ ‘현장 환경 개선’ 등 시급

협회 내 ‘워라밸 실현자문단’ 구성 ‘정책’ 연구 용역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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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 관련 단체 중 최대 100만 회원 달성 ‘자긍심’

유튜브 ‘건썰다방’ 큰 호응 ··· 향후 K-건설 활약상 담는다 

건설업은 ‘기술 기반 영역’ 그래야 정체성 이어갈 수 있어

 

 

“젊은 세대의 건설산업 외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건설기술인의 비중이 현재 14%인 20·30대는 10년 후 4%대로 주저앉을 전망입니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건설기술인협회 윤영구 회장은 건설기술신문 창간 26주년 특별인터뷰를 통해, 국내 건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이같이 밝히고 “건설기술인들의 적정 근무시간 보장과 임금수준 현실화, 현장 근무환경 개선 등의 ‘워라밸’ 실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워라밸’이란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줄인 것으로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이르는 말이다. 

 

국내 건설의 생산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아끼지 않았다. 윤 회장은 “많은 건설회사들이 기술중심에서 디벨로퍼 즉, 관리 중심으로 변하면서 현장의 의사결정이 엔지니어링적 관점보다 관리적 관점에서 결정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일 때 비로소 그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어 이윤과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 중심으로 건설업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 관련 단체들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원수가 100만을 넘어섰다. 그 의미와 소감을 밝혀달라.

 

▶국내 건설산업은 한국경제 성장에 일등 공신이다. 1960년대는 국가대동맥 건설과 산업화, 1970~80년대 대규모 주택공급과 내수시장 활성화,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신도시개발과 해외건설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고, 국가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건설기술인협회도 이러한 건설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창립 당시 200여명으로 작은 출발을 했던 협회가 올 4월 100만명에 이르렀다. 국내 건설관련 단체 중 최대, 국내 직능단체 중 최대 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는데,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협회는 이번 100만 회원 달성을 계기로, 국민들에게는 일상과 깊이 연결돼 있는 건설의 가치와 건설기술인의 역할을 알리고, 회원들에게는 단합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또한 협회가 든든한 구심점이 돼 건설기술인들이 기댈 언덕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협회 업무 디지털화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협회가 보유한 가장 큰 장점은 100만에 이르는 회원들의 데이터다. 이를 전산화하면 AI 등을 통해 유의미한 통계를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협회 업무의 단계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요자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하고, 가치 있는 데이터들을 시대 흐름에 맞춰 활용하기 위해 단계별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RPA(업무자동화)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고, 향후 데이터 분류체계 정립 등을 통해 회원에게는 쉽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는 업무 효율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 ‘건썰다방’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건썰다방은 대국민 이미지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협회가 최초로 시도한 사업으로, 역사 속의 건설, 문화 속의 건설, 생활 속의 건설을 편하게 풀어낸 콘텐츠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4월 시즌1을 종료하고, 7월부터 시즌2를 시작하고 있다. (본편·쇼츠 누적 조회수 1,784만) 시즌2의 경우 공개방송, 건설 랜드마크 탐방 등 포맷을 다양화해 시청자 소통과 현장성을 강화하며 구독자를 늘리고 있다. 

 

앞으로 더욱 구독자 수가 증가하면 세계적인 건설시설물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그 속에서 K-건설의 눈부신 활약상을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기술인들의 워라밸 실현과 관련, 협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추진과정과 목표는 무엇인가.

 

▶통계를 보면 국내 50·60대 건설기술인의 비중이 오는 2033년 70%에 육박하며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재 14%인 20·30대는 10년 후에 4%대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상 유례없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기조가 결부된다면 건설기술인의 감소는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이다.

 

젊은 세대의 외면은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과제이다. 건설산업이 위기이고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 현실에 맞지 않는 얘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청년층의 진입 기피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올해를 워라밸 실현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적정 근무시간 보장 △임금수준 현실화 △현장 근무환경 개선 등 협회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업계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현재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전담 부서인 권익증진실을 신설했으며, 지난 4월 ‘워라밸 실현자문단’을 구성·운영하며 전반적인 실현 방안 및 효율적 추진전략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있다. 

 

또 건설산업의 워라밸 저해요인과 문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세대별 대의원 간담회를 개최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재 워라밸 지수 개발 및 활용방안, 관련 정책·제도 발굴을 위한 ‘건설기술인 워라밸 실현을 위한 정책 기반 구축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결과를 토대로 건설기술인과 업계, 나아가 전 국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건설과 부동산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건설의 생산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크다. 많은 건설회사들이 기술중심에서 디벨로퍼(Developer) 즉, 관리 중심으로 변하면서 현장의 의사결정이 엔지니어링적 관점보다 관리적 관점에서 결정되고 있다. 이는 건설기술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근로자 고령화 및 숙련도 저하, 불합리한 공기와 공사비 산정, 첨단기술의 더딘 적용 등 건설산업이 당면한 문제로 꼽히는 것들이 바로 생산시스템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올 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업계 전반이 휘청인다는 보도가 잇달았는데, 모두 이러한 건설 생산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이라 본다. 

 

업체들이 이익 측면에서는 부동산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가 찾아오면 한번에 모든 것이 끝난다. 또한 건설관련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건설산업과 건설기술인들을 비리 토착 세력인양 폄하하는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다. 

 

건설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영역일 때 비로소 그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다. 이윤과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 중심으로 건설업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 관련 단체들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기술인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

 

▶현재 건설 관련한 법과 제도들은 복잡다단하며, 타 법령과의 정합성이 부족하거나 중복 규제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많다. 따라서 건설현장에서 실무적인 의견을 반영해 법령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또 스마트 건설기술의 빠른 도입과 적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산업 전반의 거센 디지털 전환 추세는 생산성, 안전, 공사기간 등의 이슈에 직면한 건설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빅데이터·ICT 등 다양한 디지털 혁신 기술들을 융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건설산업을 데이터 중심의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밖에도 수직적 조직문화로 대표되는 건설문화를 혁파하고, 불합리한 관행 등을 개선하려 자정노력이 선행돼야 건설산업의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임금수준 현실화, 대가산정의 합리화, 적정 근무시간 보장 등을 통해 워라밸이 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끝으로 대한민국 건설업계를 향한 메시지를 남겨 달라.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젊고 유능한 인재의 유입은 줄어들고 건설 강국의 경쟁력도 약화될까 우려스럽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기본을 충실히 지켜 시공하고 공정한 룰을 준수해 국민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건설기술인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 인정받고 우리 스스로도 자긍심과 자부심을 되찾아야 한다. 또한 AI 기술 등을 활용한 디지털 역량강화로 현시대에 필요한 건설기술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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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출생

- 연세대 토목공학과 졸업 대학원 졸업

- 대림산업(주) 사장 역임 

- 2022년 3월 건설기술인협회 14대 회장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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