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원가 ‘급등’ 불구 적정공사비 반영 외면 '일쑤'
기술형입찰 유찰률 68.8% 인프라시설 공급 지연 '심각'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 등 해외건설시장 적극 진출 '최선'
“정부나 지자체에서 추진중인 핵심적 건설사업들이 줄줄이 유찰되면서 주요 인프라시설 공급이 지연되고 부족한 공사비로 인한 품질 저하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 입니다”
대한건설협회 한승구 회장은 26일 출입기자들과 간담을 통해 “건설공사의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원가는 급등한 데 반해 공공공사의 발주금액은 적정하게 반영되고 있지 않아 기술형입찰을 중심으로 유찰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2년간 기술형입찰의 유찰률은 68.8%에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형입찰은 설계와 시공이 결합된 형태의 입찰방식을 통칭하는 것으로 공기단축이 필요한 대형 국책사업 등에 주로 적용된다.
한 회장은 설계보상비 상향, 총사업비 자율조정 활성화 등 기술형 입찰에 대한 제도 개선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했지만 유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공사비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공사의 특성과 시공여건 등을 반영한 적정 사업비 산정체계를 마련하고 유찰 후 수의계약 시 물가변동 기산점 및 가격협상기준을 개선해야 합니다”
한 회장은 시공사에 비용·업무 부당전가 관행과 설계보상비 총액 현실화 및 지급시기 단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이날 재임 기간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정책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점차적으로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과 함께 회원사간 소통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중소형공사 수익성 확보대책은 무엇인가.
▶우선 국가지방계약법을 개정해 순공사비 98%미만 투찰 낙찰배제 구간을 100억미만에서 300억미만 공사로 하고 적격심사제 낙찰하한율을 적정하게 상향시키는 것이 목표다.
협회는 공공공사비 현실화 연구결과를 토대로 종심제(종평제) 및 적격심사제 낙찰율을 건의하고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 개정 입법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현장관리 기술자 비용을 직접공사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간접노무비는 하도급 업체에게 반영해 지급하고 있는 실정으로 현장관리기술자 비용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사 종류 규모 기간별, 인력 유형 등급별 표준 투입인원 산정기준과 엔지니어링 기술자 평균임금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향후 장 규모별 현장관리기술자 임금 지급현황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는가.
▶건설산업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 및 국민적 공감대 부족으로 건설업에 대한 이미지는 퇴색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는 건설산업 활성화 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정부와 국회로의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을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는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건설산업과 건설인’을 목표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예비건설인, 건설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건설업의 사회 기여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전달할 방침이다.
스마트하고 디지털화된 건설현장 소개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인들이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협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활성화 방안도 포함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건설현장 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설명해 달라.
▶그간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입법 및 50억원 미만공사 2년 유예를 추진했으나,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협회는 이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 청구 및 재판과정을 지원하고, 중소건설공사 적용유예를 위해 법안 발의와 국회 토론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겹치기식 중복 안전점검과 필요서류 간소화 등을 추진하고 건설노조 불법행위도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PF 부실 확산 및 분양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 부도가 이어지고 있다.
▶협회의 목표는 정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하고, 미분양 매입 등 건설업계 연착륙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PF 책준확약 등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민관합동 PF 조정위 2차 조정안 발굴을 통한 갈등사업장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조만간 PF 불공정 관행개선을 위한 ‘금융권 PF 리스크관리 지침’을 마련해 국토부·금융위에 제안할 방침이다. 불공정 PF 애로신고센터는 지난 16일 부터 개설 운영되고 있다.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그간 품셈 제·개정에 참여해 품셈 현실화에 대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객관적 연구·조사에 기반하지 않고 업계요구 전달에 그쳐, 업계 만족 수준의 품셈 개정은 이루지 못한 실정이다. 전반적 조사·진단 거쳐 무엇이 문제인지,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
향후 협회는 연구용역 기초자료 확보 등을 위한 현장실사 등을 통해 국회 토론회 개최와 대정부 건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건설물량 확대와 기술인 양성 기반 마련을 위한 대책을 설명해 달라.
▶SOC 투자는 지난해 25조 원에서 올해 26조4천억 원으로 5.6%가 늘었다. 내년에도 28조원 이상이 편성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ICT, 로봇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건설시장의 연평균 26% 성장이 전망됨에 따라 관련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건설 현장에 미래 숙련기능공이 될 청년 유입이 줄어들고 있고, 건설기술교육원의 기능인 교육인력도 연 250명에 불과해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BIM, 모듈화 등 스마트 건설분야 기술자격 제도화와 기능인 교육과정 배출인력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협회는 BIM 교육과정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 스마트 건설분야 자격제도 개편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정부체 지원금 확대, 기능인등급제 개편을 건의 할 방침이다.
-해외건설시장 진출에 대한 건설사 지원계획은 무엇인가.
▶건설산업 유동성 위기 등 국내 주택시장 위축으로 국내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 등 시장 확대 추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해외 투자개발형(PPP) 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VIP, 국무총리, 국토부장관 주관 해외 수주 지원단에 회장단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해외건설 관련 정보 공유와 해외 건설단체와의 민간교류 확대를 통한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