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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안에 이산화탄소 저장 ‘탄소중립’ 국내 첫 선 ‘눈길’

◧친환경 Carbon Eating Concrete(CEC) 제조 활용기술 개발

오성덕 기자 | 기사입력 2024/05/27 [15:00]
오성덕 기자 이메일 아이콘 기사입력  2024/05/27 [15:00]
콘크리트 안에 이산화탄소 저장 ‘탄소중립’ 국내 첫 선 ‘눈길’
◧친환경 Carbon Eating Concrete(CEC) 제조 활용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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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안에 저장해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 기술’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기술은 단순히 이산화탄소 저장소로서의 활용에서 벗어나 콘크리트 성능 향상은 물론 시멘트 사용량 감소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성능 향상’ ‘시멘트 사용량 감소’ 등 부가적 효과 많아 큰 기대

1㎥ 콘크리트 생산 경우 1.0~1.8kg 이산화탄소 내부 저장 확인

 

저탄소 재생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까지 상당한 시간과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처리·활용하는 ‘CCU Concrete 기술’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교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CCU Concrete(CCU for concrete, 이하 CCU 콘크리트)’ 기술이란 이산화탄소(CO2)를 포집(Capture)·활용(Utilization)·저장(Storage)하는 ‘CCUS 기술’을 콘크리트에 적용한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생산에 활용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술이다. 

 

실제로 CCU 콘크리트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와 반응시켜 미네랄화(광물탄산화)한 후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재방출 없이 안정적으로 콘크리트 내부에 저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접촉을 통해 내부의 pH(수소 이온 지수)가 낮아지면서 알칼리성을 잃고 탄산화반응을 일으킨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이 같은 탄산화반응이 매우 서서히 진행되지만, 내구성이 약한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철근은 부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면, CCU 콘크리트 기술은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의도적으로 콘크리트 내부 물질과 반응토록 유도하며, 화학반응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강도 증진 물질인 탄산염 광물로 전환시켜 콘크리트 내부에 영구적으로 저장하고, 탄산염 광물이 콘크리트 미세조직의 밀도를 높이게 된다. 

 

따라서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와 내구성이 향상된 콘크리트 제조가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갖는 CCU 콘크리트 기술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 아래 지난 2022년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친환경 Carbon Eating Concrete(CEC) 제조 및 활용 기술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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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내용

이 연구는 CCUS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재료·배합기술로 영구 저장하고, 가치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CEC 제조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CEC 실용화 기반 구축을 목표로 진행중에 있다. 

 

현재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재료·배합기술로 콘크리트 내부로 들어간 반응한 이산화탄소가 재방출되지 않도록 영구 고정화 시키는 CEC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산화탄소를 직접 활용하고, 강도 증진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치전환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콘크리트 내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기 위한 제조 장치와 제조 기술 개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산화탄소 영구 고정화를 위한 CEC 재료 배합기술 구축’ 부문에서는 이산화탄소의 영구 고정화를 위한 CEC 재료와 배합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CEC 제조기술 최적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CEC 제조 기술 구축’ 부문에서는 CEC 제조를 위한 이산화탄소 주입 장치와 제조 활용기술 확보를 목표로 CEC 제작 조건별 이산화탄소 주입기술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CEC 실용화 기반 기술 구축’ 부문에서는 CEC 적용대상 구조물 발굴 및 활용기술 구축을 위해 탄소중립 기반 CEC 전주기 LCA 평가기법 구축, CEC 적용 대상 발굴과 구조부재 활용 기술 최적화를 이루기 위한 기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CEC 제품에 대한 LCA 평가 방법 구축·분석 연구를 비롯해 CEC의 구조적 특성값 평가와 구조 요구성능 설정, 이산화탄소 영구 고정화에 따른 강재 부식 영향 분석과 부식 회피 기술, CEC를 활용한 구조용 부재 시작품 개발과 구조설계 가이드라인 설정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내부에 효과적으로 고정·저장하면서도 콘크리트의 압축강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인 ‘CEC(Carbon Eating Concrete)’ 개발에 성공했다. 

 

CEC 제조기술은 2가지 방법으로 실현하고 있는데 첫째는 나노버블을 활용해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저장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를 개발하고, 기존의 물(배합수) 대신 산업부산물이 들어간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를 콘크리트 생산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첨단 분석 기술인 라만 분광법을 통해 검증을 진행,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 안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가 콘크리트와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CEC 기술을 적용, 1㎥의 콘크리트를 생산할 경우 1.0~1.8kg의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내부에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이산화탄소 직접 주입 기술 분야의 세계 선도 기업인 캐나다 ‘카본큐어(Carbon Cure)’사의 직접주입법에 의한 이산화탄소 저장량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두 번째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반응성이 높은 산업 부산물을 사용해 시멘트 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는 최적의 온·습도 조건과 배합기술을 적용한 ‘이산화탄소 양생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적은 양의 시멘트로도 콘크리트의 물리적 성능을 최대로 발현할 수 있어 기존 증기 양생 기술 대비 콘크리트 생산에 보다 적은 에너지 소모는 물론 기존 대비 동등 이상의 압축 강도 확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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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탄산화 반응으로 ‘강도’ 높여

재방출 전혀 없어 ‘획기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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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준 연구위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정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탄소를 제품 제조 과정에서 단순히 저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탄소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에 주목하며 시작됐다”고 밝히고 “모든 공산품 중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 생산되는 콘크리트에 CCU 기술을 적용하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에 고정시켜 탄소 순환 사이클에서 이산화탄소를 영구히 제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 결과, 국내 최초로 탄소 먹는 콘트리트 기술인 CE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이 기술은 콘크리트에 들어간 이산화탄소가 광물탄산화 반응을 통해 콘크리트의 강도를 증진시키는 물질로 전환되는 반면, 재방출되지 않고 콘크리트 내에 저장할 수 있는 탄소중립 건설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EC 기술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2가지 기술 구현에 집중했다. 

 

박 박사는 “레미콘에서 콘크리트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을 산업부산물이 들어간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로 대체해 사용하는 방법과 2차 제품 생산공장에서 블록과 같은 콘크리트를 굳힐 때 소정의 챔버에 넣고 이산화탄소 가스를 빠르게 흡수·고정시키는 기술 구현에 역량을 집중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번째 방법은 콘크리트를 제조하는 과정 중 이산화탄소를 같이 섞는 방법”이라며,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용해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나노버블수 기술을 도입해 산업부산물과 반응시켜, 1㎥ 콘크리트 당 1.0~1.8kg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두 번째 방법은 이산화탄소 양생방법으로, 콘크리트 제조 후 콘크리트 표면에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일종의 방어막인 코팅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라며, “이렇게 제조된 콘크리트는 역학적 성능 개선은 물론 내구성까지 대폭 향상된다”고 말했다. 

 

원천기술 바탕 실용화 위해 다양한 후속 연구 필요

 

실제로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 1㎥당 5~10kg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할 수 있다. 또한, 기술 개발과정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용 이산화탄소 고온 가압 양생 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도 도출했다.

 

한편, 박 박사는 “현재 탄소중립 콘크리트 원천기술을 확보한 단계로,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실용화를 위해 향후 몇 년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며, “콘크리트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의 실증, 구조설계기준 확립, 탄소감축을 인정받기 위한 평가법 확립 등의 다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단순히 정성적인 지표로 이산화탄소 고정량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배출권 거래제 사업에서 인증된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산정 받고 탄소 감축량만큼 기업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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