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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유지관리 아우르는 ‘토털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 필요

건설기술신문 창간 25주년 기획(지상대담 - 지반기술 미래를 이야기하다)

오성덕 기자 | 기사입력 2023/12/27 [15:18]
오성덕 기자 이메일 아이콘 기사입력  2023/12/27 [15:18]
설계·시공·유지관리 아우르는 ‘토털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 필요
건설기술신문 창간 25주년 기획(지상대담 - 지반기술 미래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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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부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선임연구위원 한국지하안전협회 이호 회장 (주)한맥기술 정태원 연구소장


국내에서 지반분야와 관련된 각종 재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상구조물의 안정성 확보와 효율적인 지하공간 개발을 위해 지반분야의 정책적, 기술적 보완과 대안 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토목시설물의 대규모·대심도 특성과 도심 밀집도를 고려한 새로운 설계·시공 기준 정립과 함께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토털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지반조사가 형식적인 조사에 그치지 않고, 지반조사 결과가 설계에 반영되고, 문제 발생 시 다시 피드백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반분야 관련 기술의 도약을 위한 첨단산업과의 융합을 비롯해 건설 대가 현실화와 저가 낙찰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지반분야의 자료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한 발전 방향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또한, 융·복합된 건설서비스를 기획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연구개발과 함께 보다 실질적이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기초기술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지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지반 분야의 현안과 해결방안’을 짚어보고, 미래 기술적 수준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지반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했다. 

 

지반조사 따로 설계 따로 방식은 ‘사후약방문’ 정확한 지반평가 필요

건설대가 현실화 저가낙찰 방지 등 철저한 지반분야 자료 관리 시급

융·복합 건설서비스 기획 연구개발로 기초기술 확보에도 역량 모아야

 

-지반 분야의 현안을 짚어주시고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

백용 – 지반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조사결과와 설계에서 오는 차이점이다. 지반과 관련된 사고나 건축물 시공 시 발생하는 붕괴 현상 등 최근 발생한 사고의 원인은 가장 기본적인 지반조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지반침하 현상의 사례로 강원도 양양 지반붕괴사고나 고양시 일산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기둥 균열 사고 등은 단순히 부실시공으로 원인을 제한하기에는 명확한 해결이 되지 않는 듯하다. 

 

지반 조사 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감지하고 정확한 지반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부정확한 지반조사 수량과 조사를 기반으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반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반설계정수 산정 후 구조물 설계를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조사의 맹점과 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기존의 문헌값을 토대로 설계를 진행하는 등 천편일률적인 지반설계를 수행하는 관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지반설계정수를 참고문헌만을 이용해 설계하는 획일적인 적용관계를 고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반조사가 형식적인 조사에 그치지 않고, 지반조사 결과가 설계에 반영되고, 문제 발생 시 다시 피드백하는 프로세스로 공정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사 따로 설계 따로 방식은 사후약방문의 처방밖에 되지 않는다. 

 

이호 – 최근 매스컴을 통해 지반침하 등 지반분야와 관련된 각종 재해사고를 접하면서 건설 관련 도로, 철도, 구조, 시공 등 유사 분야 대비 지반분야에서의 정책적·기술적 미비점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따라서 대규모·대심도 특성과 도심 밀집도를 고려한 각종 토목시설물의 설계·시공 기준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거대 지하공간에 계획되는 주상복합 시설물을 비롯한 복잡한 이송계획이 고려된 교통시설물, 대심도 정거장 시설물 등과 관련된 지하굴착 공사 시 재료의 강도, 구조물 안전성의 허용기준, 근접 시설물 또는 시설물의 노후도를 고려한 침하 등 안전관리 기준을 고찰하고, 국내 지반조건과 시공여건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설계·시공·유지관리를 함께 아우르는 토털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토목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설계와 시공의 연계성과 상관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통해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설물의 시공 및 운영 중 유지관리 단계에서 공사 이력을 고려한 스토리텔링 등의 연계성 확보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토목시설물의 계획 단계부터 준공 후 사용 연한을 고려한 유지관리 단계까지 추적이 가능하고, 연계성과 지속성 있는 자산관리차원에서의 시설물 종합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반분야 전문가의 권익을 향상하고 이를 통한 젊은 기술자의 유입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교육지원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이공계 분야에서 지반분야를 포함한 토목분야에 대한 관심도와 미래지향적 기대감은 타 분야에 비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타 분야 대비 첨단산업과 상대적으로 멀리 있으며, 낙후되고 노동 집약적인 분야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편중된 사고가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지만, 첨단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연구 시도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태원 – 건설산업에 필요한 공학기술들은 그동안 축적된 건설의 경험을 수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체계화함으로써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땅속의 성질을 속속들이 알 수 없고, 이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제한돼 있어 불확정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이 같은 불확정성이 지반분야가 안고 있는 현안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수학 기반의 공학기술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지반분야의 불확정성으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지반분야에서의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앞으로 노력해야 순수한 공학기술의 영역에서 융·복합 영역으로 지반분야를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반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호 - 지반분야의 현안과 다양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반분야의 기술 경쟁력 향상은 토목분야의 선진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반분야 관련 기술의 도약을 위해 로봇, 인공지능 등 자동화기술과 함께 첨단 IT기술 도입과 접목이 시급하다. 

 

특히,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이며, 고위험도 노출환경과 객관화하기 어려운 지반분야 특성상 첨단기술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최적화된 업무 환경제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건설 대가의 현실화와 저가 낙찰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건설 대가 수준은 과거에 비해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저가 낙찰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유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체제 속에서 이 같은 현상을 제도로 엄격하게 규제할 수는 없겠지만, 건설 선진국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한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관련 기업, 발주기관의 자발적 노력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강제력 있는 입찰과 낙찰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전문 분야 설계책임자에 대한 자격과 시공책임자에 대한 의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인정기술자 제도는 고경력 기술자의 시장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설계와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PM급 기술자의 객관적인 능력을 검증할 수 없다는 한계점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지반, 구조와 같은 전문분야의 책임기술자에 대해 관련 기술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자로 제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고 특히, 시공책임자에 대해서는 시공품질과 안전관리에 대한 법정 의무교육을 보다 강화해 선제적인 사고 예방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태원 – 도시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돼 있는 국내 특성상 지상의 부족한 공간 확보를 위해 최근 지하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GTX와 같은 대심도터널, 도시침수를 저감하기 위한 대심도 방수터널, 도심 지하차도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시설 고도화를 위해서는 지반분야의 순수 공학기술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반면,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건설산업의 생산성이 타 산업군에 비해 저조한 이유를 찾을 때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산업정보의 디지털전환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에 특·장점을 갖고 있다. 단기간에 수행된 많은 사업들로 비교적 균질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5G 등의 초고속 연결망이 구축돼 있으며, 운용 가능한 고도화된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장점을 갖고 있는 자원들을 지반분야에 어떻게 활용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인지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백용 – 지반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반분야 관련 자료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반분야는 건설공사의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인 만큼 자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일례로 절토사면의 경우 현재 지반조사결과를 도시하고 관리토록 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절토사면의 조사는 법면이 노출될 때 페이스메핑을 통해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작성, 보관토록 하고 있다. 

 

이후 절토사면의 붕괴가 발생할 경우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어떤 부분에 지하수 누출현상이 발생해 붕괴로 이어지는지? 등을 파악하고, 사후 조치가 가능토록 법제화해 관리하고 있다. 

 

터널의 경우에도 터널 전단부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함으로써 터널 전단부의 붕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설계지침과 매뉴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과거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일들이 이제는 첨단 장비를 이용해 디지털 데이터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지반설계정수의 디지털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수집·분석된 데이터를 이용해 지반의 디지털 맵을 작성하고, 보급화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반조사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와 처리를 통해 지반분야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확실한 상태의 지반 상태를 최대한 도시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법은 향후 설계·시공기술자의 인식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현재 최근 3D기법과 BIM을 이용해 지하구조를 도시화 가시화하는 방법이 많이 선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지반의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반분야에 적용 가능한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정태원 – 지반분야에서 담당하는 업무영역은 지반정수의 획득부터 시설물을 지지하는 구조, 나아가 시설물 자체를 형성하는 기술 등으로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oT를 비롯해 AI, 로봇공학, 무인운송장치, 3D프린팅, 나노기술 등 6대 기술 위에 다양한 ICT기술을 조합해 융·복합기술로 응용하면 활용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지반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IoT 센서들을 이용할 수 있고, 이를 시각화해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컴퓨터비전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한맥기술에서 개발한 지반조사 정보 수집·정보화 기술인 ‘가이아’는 IoT 센서와 통신기술을 활용해 지반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술이다.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정보전달 속도를 가질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활용한 사례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지금까지의 건설산업 업무처리방법이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해 건설산업 생태계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백용 – 지반분야에는 IoT 활용기술을 비롯해 센싱, 모니터링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의 접목이 가능하다. 현재 지반 분야에서 센싱 기술은 다른 기술과 접목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과거 지반설계는 가식적으로 도시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BIM 개념 도입을 통해 설계·시공 시 자료 활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BIM 기법이 활용된 이후 준공 전·후의 상황을 드론장비와 디지털데이터를 이용해 3D로 도시화시켜 이해도를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호 - 지반분야는 땅을 다루는 토목공학의 분야로,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지반이라고 하는 특수성으로 아무리 자세한 조사를 수행할지라도 수치적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한계점과 지질조건, 지층현황, 투수특성, 시공능력, 각종 인접시설물 조건 등 주변 환경에 따른 가변적인 조건들 때문에 시공 중 안전성에 대한 확인이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조건을 대부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인 방법을 통해 안전관리를 수행했지만, 앞으로는 대상현장 또는 유사·인접 현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학적인 방법을 활용한 예측이 필요하며, 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딥러닝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IT 융·복합 기술의 접목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현재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드론, 인공위성, 로봇,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활용한 시공현장 위험도 판독 및 예측 기술도 보다 활발히 적용돼야 한다. 

 

- 지반분야의 R&D 방향을 제시해 달라.

정태원 – 지반분야에서의 순수 공학기술의 발전은 한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존의 수학 기반의 연구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는 새로운 기술들을 어떻게 조합해 가치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를 생각할 시점이다. 

 

즉, R(Research)은 마감됐고, D(Development)를 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험실 레벨이 아니라 현업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라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지금까지 주로 개발되던 공학적인 계산 결과를 도출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계산된 결과를 어떻게 잘 시각적인 형태로 표출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능,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 등을 종합해 시설계획을 건설주체가 원하는 어떠한 형태의 결과로도 표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도약해야 한다.

 

지금까지 건설기술들은 논문, 책, 설계기준, 매뉴얼 등으로 축적돼 왔다. 앞으로 도래하는 건설산업의 디지털전환 시대에는 소프트웨어에 건설기술이 축적돼야 한다. 

 

앞으로 건설기술자의 주요 업무는 자신이 이룩한 공학기술의 발전을 소프트웨어에 반영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개발 방향은 융·복합된 건설서비스를 기획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개발이 최적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호 – 지난 1960년대 말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국내 건설기술이 시작됐다고 보지만, 지반분야의 기술은 이보다 약 20년 늦은 1, 2기 서울지하철의 건설에서부터 관심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급속한 도심 집중화와 밀집화로 지하 교통시설의 발주가 늘어났고 이와 함께 지반분야 기술에 눈에 띄는 성장과 다양한 선진기술이 활발히 도입됐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짧은 시간에 도입된 여타의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기준과 지침은 국내의 지반조건, 시공조건 및 특수한 환경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래전부터 내려온 또는 제약된 여건에 맞는 내용이라고 하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을 준공하고 초거대 복합 지하공간 개발을 활발하게 설계·시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수준에 맞는 설계·시공 기준과 지침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특히, 지반분야에 있어서는 보다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반분야의 R&D 발전을 위해서는 첨단기술 접목에만 국한하지 말고 보다 실질적이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기초기술 확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까지 토목공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됐던 국가 수준의 R&D 결과는 예산과 노력에 비해 다소 현실적이지 못했거나 투입된 노력에 비해 현실적인 성과가 미흡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연구의 성과가 현장에 직접 접목돼 건설기술의 발전은 물론 새로운 시장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백용 – 지반의 미래 연구개발 방향은 끝이 어디일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통적인 지반분야의 현재 기술개발은 당연하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고, 또한, 타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서도 발전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IT 산업과의 협업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영역이다. 

 

과거 지반공학은 연약지반 처리 또는 사면과 터널에 일부 지반조사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지반공학의 건설초기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자료 관리와 분석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공종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SOC 시설물 완공과 운영을 위해서도 초기 기초 자료가 갖는 역할과 중요성이 이제 당연한 것이 됐다. 

 

한편,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기간산업의 시설물들은 유지관리와 리뉴얼 단계로 도입됐다. 

 

기존 건축물을 리뉴얼할 경우 당초 기초지반에 대한 처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부분과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는 만큼 본격 도시의 리뉴얼 시대를 맞아 지반분야의 R&D 분야도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반기술의 미래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호 -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첨단기술은 전기·전자, 자동차, 금융, 의료, 생명공학 등에 우선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반면, 건설분야에는 실험적 또는 연구차원의 적용 가능성 확인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기술의 낙수효과 특성에 따라 그 적용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반분야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반분야 기술은 과거에 짧은 시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국내 기술력과 여건에 맞는 쪽으로 새로운 발전의 방향이 변모하고 있는 실정에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지질조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복잡하고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지역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반분야는 타 분야 대비 한반도의 공학적인 특성이 고려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지반분야 기술의 미래전망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다 많은 인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이 같은 방향으로의 기술적인 역량 집중의 결과는 국내 토목기술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용 –  지반분야 미래전망은 단순히 장밋빛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반분야의 고유 솔루션을 전자나 통신 분야에서 해결책을 갖고 효율적인 유지관리 방안을 도출해 낸다면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지반분야의 고유영역에 대하여는 지반관련 전공자만이 수행해야 하는 일로 어둡게만 보지는 않는다.

 

최근 연구개발의 방향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시설물 단위로 변하며 지반분야의 고유 R&D로는 발주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반분야는 기초와 응용이 융합된 학문으로 타분야의 핵심기술 분야로 존재하고 있다. 이후 사용자가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하고, 타 기술과 접목한다면 앞날은 밝을 것으로 본다.

 

정태원 – 만약 인프라시설을 설치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모든 지역, 모든 지층구조를 유리알 보듯이 파악할 수 있고, 이 정보를 가상공간에서 디지털데이터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지반분야의 업무는 어떻게 변할까? 

 

공학기술은 수학문제처럼 완전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조건을 반영한 최선의 솔루션을 찾는 기술이다. 현재의 지반분야의 기술은 어느 수준인가?.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메우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가 정의하던 지반분야의 기술과는 좀 다른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다. 지반분야 기술의 정의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좀 더 범위를 확장한다면 건설기술이라는 정의도 마찬가지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이전의 정의는 모두 버리고 새로운 세대에 적응하는 새로운 지반분야 기술의 미래를 조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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