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복통 누수로 인한 토사유출 현상이 심해지면서 제체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택 1동과 상가 5동이 부분 침수되고, 농경지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복통은 중소규모 저수지의 취·배수 시설로 저수지 하단을 관통해 설치돼 있어 이번 사건과 같이 누수가 발생할 경우 자칫 저수지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복통 누수로 인한 저수지 붕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제체 훼손 없이 복통을 대체할 수 있는 사이폰 배관을 이용한 댐체 월류식 취·배수 시설이 개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무동력 운영 등 방류량 위치 방향 제약 없고 시공 해체 쉬워
기존 ‘복통’ 설치 대비 공사비 35% 유지관리비 25%나 줄여
지난 2002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 이후 이상기후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치수능력 증대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현재 대부분의 다목적댐에 대한 치수능력증대사업이 완료돼 가고 상황이며, 중규모 댐을 대상으로 한 치수능력증대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소규모 저수지에 대해서는 이 같은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규모 저수지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집중호우에 취약하고, 봄과 가을철 가뭄 시 녹조로 인해 저류된 용수의 활용에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중소규모 저수지의 취배수 시설인 복통은 저수지 하단을 관통, 설치되는 설비로 노후화로 인한 누수 발생 시 저수지 붕괴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후화된 중소규모 저수지에서의 복통 누수 위험을 제거하고, 이상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방재 능력 확대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중소‧중견기업 수요기반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술 수요기업인 에스티아이 씨앤디와 함께 기존의 단순한 사이폰 취·배수 기술을 부유식 사이폰 취수·비상방류 시설로 기술 차별화를 도모하는 한편, 이를 지자체 현장에 시공,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폰 취수·방류시설은 저수지의 제당이나 도로와 같은 중요시설을 관통하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역U자 형태의 곡관을 이용, 수면 위치가 높은 한쪽의 수체를 수면의 높이가 낮은 다른 쪽으로 이동시키는 장치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 고정식 사이폰 취수·비상방류시설에 부유식 취수 장치를 적용, 취수 시설로서의 기능성을 향상시켜 비상방류와 수질개선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시켰다.
이 시설은 이상기후에 의한 수공 구조물의 한계 용량을 넘어서는 폭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방류량 조절이 가능한 것은 물론 펌프를 활용하지 않고 무동력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특히, 관을 사용해 방류 위치나 방향의 제약이 없으며, 시공과 해체가 용이하다.
연구내용
이 연구는 신청기업의 패키지화된 사이폰 현상을 이용한 부유식 취수기술(비상방류 시설) 기술 개발과 생산기술 지원을 비롯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개발 기술의 설계를 특화하는 한편, 현장시공과 시범운영을 통한 실용화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기존 부유식 취수 장치의 사례와 문헌 검토와 함께 수질개선 기능이 포함된 부유식 취수 장치의 구조와 형식, 관련 특성 등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특허를 확보했다.
또한, 월류식 취배수 시설에 적합한 부유식 취수 장치의 구조를 마련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한 후 부유식 취수 장치를 설계했다.
특히, 취수 특성을 검측할 수 있는 유량계와 DO, 탁도계 등 센서들을 설치, 취수 목적에 적합한 시설 관리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며, 취수시설로의 기능성을 확보했다.
부유식 취수 장치의 원활한 기능 발휘를 위해 월류식 취·배수 시설을 재검토하고, 설계를 진행, 하나의 시스템으로 유기적인 기능이 가능토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현장 적용성 검증을 위해 월류식 취·배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중소규모 저수지에 대한 현장검토와 설치 시공 시 문제점 검토 후 현장 상황에 맞는 월류식 취·배수 시설과 부유식 취수장치를 설계, 제작했다.
이후 현장에 맞게 설계된 월류식 취배수 시설을 설치, 운영 과정을 통해 현장 적용성 검증 자료 확보와 시설 개선 방향을 검토했다.
현재 이 기술은 충남 예산군 내 3만 6천톤 규모의 발연소류지에 적용, 부유식 사이폰 취수기술 전후 수질분석과 성능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기대효과
사이펀 여수로 설치 기술은 댐과 저수지의 치수능력 증대는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피해 방지가 가능한 최적의 대안 중 하나로 하천에서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감소, 침수로 인한 피해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저수지의 취수시설인 복통의 대체시설로 적용이 가능해 복통 설치시보다 순공사비 35% 절감이 가능하고, 유지관리비도 25% 이상 경제적이다.
인 / 터 / 뷰
월류식 취수·방류기술 적용 ‘검증’
별도 외부 에너지 공급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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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문 연구위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황태문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저수지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규모 저수지의 경우 8천여 개가 1951년 이전에 건설된 노후 저수지로 그 중 약 1,400개는 안전진단에서 D, E등급을 받아 시급한 시설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수와 치수 목적으로 저수지 하단에 매설되는 사통과 복통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토사가 유출될 경우 자칫 저수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기존 저수지에 설치돼 있는 복통과 사통은 평균 직경이 약 0.4m로 매우 작아 시설에 대한 안전진단과 개보수에 어려움에 뒤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노후 저수지 붕괴사고의 주요 요인인 복통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사이폰 현상을 이용한 월류식 취수·방류기술을 적용하고, 효과를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황 박사는 “저수지를 통해 물을 공급받는 농민들의 큰 민원 중 하나는 차가운 물 유입과 녹조로 인해 수질이 저하된 물 유입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라며,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저수지 수면으로부터 일정 깊이의 물만 선택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부유식 기술을 적용해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수질센서로 일정 온도 물 공급 등 녹조제거 까지
기술의 장점에 대해 그는 “이 기술은 저수지 수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자동적으로 물을 방류하는 사이펀 현상을 이용한 기술로 별도의 외부 에너지 공급이 필요 없다”며, “특히, 수질센서를 적용해 일정한 온도의 물 공급이 가능하고, 우기 시 비상방류를 통한 홍수 방지 효과와 저수지 정체수역 내에 발생한 녹조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수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월류식 취배수 시설은 제체 훼손을 최소화시킬 수 있으며, 타 공법 대비 토공사가 적어 안전하고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기술은 충남 예산군 내 발연소류지에 적용돼 있다.
황 박사는 “현재 발연소류지에 설비 시공을 거의 완료한 상태로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로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술 검증을 통해 향후 저수지 주변 주민들의 재해를 예방하는 기술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