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내화 구조 인정 ‘그라스울 보온판 형태’로 명기, 제품은 ‘그라스울 보온대’로 판매 ‘말썽’
시험 항목 ‘오적용’ 성적서, 인·허가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는 구조 장기간 방치 ‘큰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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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통되는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 제품이 열전도율 0.034W/m·k 이하인 ‘가’ 등급의 제품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열성능이 30% 떨어지는 열전도율 0.044W/m·k 제품이 제작·판매·설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 단열시험 현장,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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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성적서보다 열전도율이 30% 낮은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이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은 성능이 과장된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 시험성적서가 건축 설계 및 인·허가 과정에서 그대로 반영되면서 KS표준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이 무력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각적인 유통 중단 및 사실관계 조사, 범부처적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KS 규정에 따르면, 그라스울은 섬유 배열 방식에 따라 보온판 형태(가로배열), 보온대 형태(세로배열)를 명확하게 구분, 정의하고 있다.
보온판 형태의 경우 섬유의 배열이 열류 방향과 직각을 이뤄 ‘섬유-공기-섬유’의 직열 열저항 구간을 형성해 열 이동이 억제돼 단열 성능이 유리하다.
보온대 형태는 섬유가 표면과 수직 구조를 이루고 있어 열류 방향과 섬유의 배열이 나란하게 놓인다. 따라서 열이 저항이 큰 공기층을 거치지 않고 열전도율이 높은 섬유 가닥을 따라 연속적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단열 성능 확보에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시중에 유통, 시공되고 있는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이 시험성적서에 명시된 구조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유통되는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 제품이 열전도율 0.034W/m·k 이하인 ‘가’ 등급의 제품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열성능이 30% 떨어지는 열전도율 0.044W/m·k 제품이 제작·판매·설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품질인정 및 내화 구조 인정의 세부 인정 내용에는 ‘그라스울 보온판’으로 명기하고, 제품은 ‘그라스울 보온대’로 제작·판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온대의 열전도율은 0.044W/m·k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국회 김희정 의원은 국토교통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보온판 형태와 보온대 형태의 단열성능 차이를 설명하며, 시험인증서를 통과했다고 표기돼 있지만, 단열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시장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의원 사무실에서 그라스울 생산 공장에서 입수한 제품을 전문 연구원 등에 의뢰해 실험한 결과, 시험성적서상 ‘가’ 등급을 받은 제품의 실제 성능은 각각 ‘나’ 등급, ‘라’ 등급에 해당되는 수치가 나타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열전도율 0.034W/m·k 이하의 성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두께 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 대전, 세종, 인천, 경기 일부, 충북 등 중부2지역 외벽을 기준으로, 서류상으로는 142mm의 두께로 열전도율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보온대 형태로 시공할 경우 184mm 두께가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처럼 시험성적서와 다른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며 KS와 적합성평가, 에너지절약설계기준 운용 등이 크게 훼손되고 있지만, 정부 관계 부처는 실태조사는 물론 조치를 방기하고 오히려 그것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조합은 지난 2009년 KS M 3808에서 장기열전도도입을 시작으로 2024년 KS M ISO 4898 발효에 이르기까지 정책과 표준이 발전해 온 반면, 현장의 집행 공백과 이를 묵인하는 행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희정 의원이 해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조합에서는 KS에서 제조 후 180일 이후 발포제가 남아 있지 않은 단열재는 초기열전도도, 180일 이후 발포제가 남아 있는 단열재는 장기열저항을 측정하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장기값 대상 제품에 초기값 성적서가 유통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조합 관계자는 “XPS, PUR, PF 등 발포플라스틱계 단열재 제품은 가스가 빠져 나가며 성능이 떨어지는 경시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KS M ISO 4898에 따라 장기 열 저항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성능이 훨씬 좋게 측정되는 초기 열전도도 성적서가 통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이 두 사안의 공통점을 실제 제품을 대표하지 못하는 유리한 성적서가 에너지설계기준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실제로 건축설계 및 인·허가 심사 시 성적서에 명기된 조건을 잘못 적용한 것을 필터링하지 못하고 서류만 통과시키는 등 교차 검증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라며, “이는 단일 부처의 규정 위반을 넘어 범부처 단위의 에너지·녹색건축 정책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021년 연구용역을 통해 이 같은 성능 저하 사실을 직접 실측, 확인하고도 5년째 공식 해석 공표나 시험기관 감독 등 사후관리를 방기하고 있다”며, “이는 적합성평가법의 집행 관할 기관으로서 명백한 관리 공백”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의 제도적 허점도 지적했다. 조합 관계자는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을 총괄하는 국토부는 시험 항목을 오적용한 성적서가 인·허가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는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며, “이는 ‘적합성평가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서 금지하는 위법 성적서 사용을 사실상 묵인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험성적서 갈아치우기와 단열재의 초기 열전도도 성적서 통용 방지를 위해 조합에서는 즉각적인 유통 중단과 사실관계 조사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국토부는 초기값과 보온판 형태 성적서 활용 및 설계 반영 실태를 전면 파악하고, 장기값과 보온대 형태를 원칙으로 적용하는 에너지설계기준 해설서의 즉각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통상부에서는 초기값 발급 행위가 ‘적합성평가법 제5조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과 시정명령을,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KS표준에 명기된 장기 열저항 필수 적용, 보온대 형태와 보온판 형태 구분에 대한 공식 해석에 대한 즉시 공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대해서는 설계 검토 시 장기값 적용 여부 등 시험조건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검토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조합에서는 국내 실정을 무시한 KS 시험법을 대상으로 편의적인 유럽규격(EN) 개정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단계별 대책을 제시했다.
조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시험·인증기관을 대상으로 행정지도 및 전수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중기적으로는 제3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실질 이행 상시 감독, 품질인정(심재)과 실제 유통제품 간 일치성에 대한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범부처 합동 검토 체계 구축과 함께 필요할 경우 녹색건축법 및 적합성평가법 처벌 조항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조합은 관련 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조합은 ‘적합성평가법’ 위반 관련 신고접수 및 조사 등을 관할하고 있는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제품안전관리원’에 ‘적합성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대상을 신고 접수한 상태로 향후 결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