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구조 안전성 결함 가능성도 제기 ··· 국가 신뢰 ‘흔들’ 국민 불안 커져
‘친환경 고성능 건축 단열재 정책 개선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간담회 열려
건설연 강재식 박사, “페놀폼 위해성 성능 함께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 필요”
페놀폼(PF) 단열재의 폼알데하이드 방출 문제와 발포플라스틱 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 관리 부실 문제 개선을 위한 공론의 장이 열렸다.
국회 김원이 의원과 윤종군 의원, 박홍배 의원이 주최한 ‘친환경 고성능 건축 구현을 위한 단열재 정책 개선 및 제도화 방안 국회 정책간담회’가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02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원이(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의원과 윤종군(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공식적으로 제기한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간담회로, 박홍배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은 기후·에너지·환경 정책 관점에서 논의에 참여했다.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김원이 의원은 PF 단열재에서 방출되는 폼알데하이드는 국제적으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소재에 대한 관리·감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김 의원은 PF 단열재의 철저한 관리는 물론 폼알데하이드 방출 기준치를 초과하는 단열재가 건설시장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기준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PF 단열재의 폼알데하이드 방출 문제를 국민 건강과 주거 안전의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해 물질 방출을 줄이면서도 단열성능과 화재 안전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기술들이 현장에 실제로 선택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한 기준을 점검하고, 제조·시공·폐기 전 과정을 고려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는 한편,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는 건축주와 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윤종군 의원은 페놀폼(PF) 단열재의 유해성과 발포플라스틱 단열재 성능 관리 부실 문제를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PF 단열재는 열전도율과 난연성이라는 장점 이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PF 단열재의 주요 문제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방출로 인한 실내공기질 악화와 거주자 건강 피해 우려, 습기 노출 시 발생하는 강산성 침출수로 인한 외벽 마감재 및 부속품 부식, 이에 따른 건축물 구조 안전성 저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이제는 이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소재에서 벗어나, EPS, PIR 등 고성능 발포플라스틱이나 탄소 저감형 친환경 단열재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제조일로부터 180일 이후에도 발포제가 잔존하는 단열재에 대해서는 초기 열전도도가 아닌 장기 열 저항값을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열재 문제는 유해성은 물론 저성능 문제까지 함께 개선하기 위해 유해 물질 방출 기준의 엄격한 법제화, 실제 주거 환경을 반영한 방출량 및 경시 변화 전수 조사, 제조·시공·폐기를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 평가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윤 의원은 “안전성이 검증된 친환경 단열재를 사용하는 건축주와 기업에게는 세제 혜택과 용적률 완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번 간담회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대한민국 건축 산업이 세계적인 친환경 기준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배 의원은 PF 단열재의 폼알데하이드 방출 문제와 단열재 장기 성능 관리 부실이 국민 건강과 탄소중립 정책 신뢰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일부 PF 단열재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를 초과해 방출된다는 문제가 몇 년째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유해성 측정 방식과 제품 시험 과정의 공정성·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그 사이 국가의 인증·관리체계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고 국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단열재 생산 단계부터 시공 이후까지 전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위해성 관리 체계가 작동해야 하며, 이는 국민의 건강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최소한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단열재 장기 성능 관리 문제도 지적하며 KS 기준 개정을 통해 장기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적 기준은 마련됐지만, 이 기준이 실제 건축 설계와 시공 과정까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건물 에너지 효율은 단열재의 초기 성능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되는 실제 성능에 의해 좌우된다”며, “장기 성능 기준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대로 고려되지 않는 구조는 탄소중립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간담회는 단열재 관련 기준과 관리·인증 체계가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돼 있는 현실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제도적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전문가 논의를 통해 현행 제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짚고 국민 안전과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신뢰를 함께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설연 강재식 박사 주제 발표
이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재식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고성능 건축 구현을 위한 단열재 정책 개선 및 제도화 방안’을 주제로 주제 발표에 나서 위해성과 성능을 함께 관리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표는 ‘PF 단열재의 위해성’을 비롯해 ‘발포플라스틱 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 ‘KS M ISO 4898 단열재 표준’ 등에 대한 현황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강 박사는 PF 단열재의 폼알데하이드 유해성 논란과 XPS·PUR·PF 등 발포플라스틱 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경시 변화) 저하 문제는 개별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현행 제도와 관리 체계의 구조적 개선이 시급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즉, 그동안의 단열재 정책은 초기 성능과 시험실 결과 중심으로 설계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위해성과 장기 성능이 체계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박사는 PF 단열재 유해성 문제에 대해 일부 PF 단열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출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는 대부분 ‘문제 없음’으로 정리돼 온 것은 그동안의 조사 방식과 시험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해성 조사의 핵심은 결과 수치가 아니라, 그 결과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시료를 대상으로 도출됐는가”라며, “실제 건설현장에서 사용 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불시·무작위 시료 채취가 아닌 제조사 또는 유통 단계 중심의 조사 방식으로는 실제 노출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료 채취 시점과 장소, 시료의 로트 및 표면 상태, 시험 전 전처리 과정, 시험 결과의 원자료 공개 여부 등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는 조사 방식은 신뢰성 확보가 어렵다는 말이다.
강 박사는 “따라서 PF 단열재 유해성 조사는 불시 현장 샘플링, 시험 과정 공개, 원자료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검증 체계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며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단열재 장기 성능(경시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초기 성능 중심 평가는 현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강 박사는 “XPS·PUR·PF 등 발포플라스틱 단열재는 제조 과정에서 발포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우수한 단열 성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스가 외부 공기로 치환되면서 단열성능이 자연적으로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는 이를 전제로 약 25년 사용을 가정한 장기 열 저항값을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ISO 11561 국제표준과 국내에서 20년 이상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일부 발포플라스틱 단열재는 초기 성능 대비 10~30% 수준의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초기 열전도도 값이 설계 기준, 인증, 에너지 성능 평가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어 실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과대평가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포플라스틱 단열재의 성능 평가는 초기 성능이 아닌 장기 열저항값을 기준으로 건축 설계·에너지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서는 ‘KS M ISO 4898’ 표준 개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표준 개정을 통해 장기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그 결과가 제품 표시와 설계 기준, 인증 심사에 일관되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표준의 문제가 아니라 표준을 운영하는 제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폼알데하이드·TVOC 등 친환경성 시험과 장기 성능 시험(ISO 11561)의 전처리 조건과 시험 목적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이를 조정하지 않은 채 통합 적용하고 있는 점도 제도적 혼선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개선을 위해 KS M ISO 4898의 적용 체계를 정비해 시험 결과가 소비자·설계자·시공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표시·인증·설계 기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강 박사는 “단열재 문제는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탄소중립 정책의 신뢰를 좌우하는 기반 문제”라며, “이제는 기술적 사실을 제도에 반영하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간담회 토론 내용
이날 정책간담회에서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공단, 국가기술표준원, 환경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 홍성준 과장은 “단열재의 장기 열 저항값 도입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적용 시기와 방법을 놓고 업계의 이견이 존재하는 만큼 전문기관에 관련 연구용역을 맡겨 도출되는 결과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최정만 회장은 “KS M ISO 4898 표준은 단열재 성능 측정 방식의 매우 합리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장기 열 저항값 측정은 표준 제정 취지에 비해 매우 작은 부분인 만큼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업계 이견이 봉합돼 이번 표준이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폴리우레탄산업협회 김낙진 부회장은 “KS M ISO 4898 표준으로 모든 단열 제품을 시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장기 열 저항값 측정 시 제품 특성에 적합한 시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