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중심의 교통 혼잡 문제가 정부의 현안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교통 혼잡으로 인한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체 약 70조 원 규모의 교통 혼잡 비용 중 수도권 지역에서만 35조가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교통 혼잡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는 지하공간 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최근 지하도로의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하환경에 특화된 교통제어 기술이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기술은 도심 지하도로 내 교통 혼잡으로 인한 비용 저감은 물론 교통 혼잡 발생 전 대응이 가능해 운영 효율성 확보와 교통안전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학연 전문가 설문 통해 지상·지하도로 연결 접속부에 적합한 기술 도출
“수요·속도제어 기법 가장 적절” 의견 반영 인접 전체 교통망 영향 고려
실시간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 판단 지표로 ‘소극·적극적’ 제어기술 제시
전체 도로망 지·정체 영향 감소시켜 국민 이동성 획기적으로 향상 기대감
현재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간선도로 지하도로가 개통·운영 중에 있으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부산 만덕-센텀 지하도로, 사상해운대 지하도로 등이 건설 또는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지하도로의 경우 아직까지 지상도로와 차별화된 교통제어기술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도시환경 개선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 지하도로 개발이 계획, 시공되고 있지만, 지하도로 운영측면에서의 관리 전략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지하도로의 교통 혼잡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교통제어 기술이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이 연구는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 아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국가 R&D 연구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를 통해 선보였다.
현재 지하공간 개발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 안전성, 소음, 민원 등이 현안으로 남아 있어 국민적 안심을 위한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운영 기술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도심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지반 조사, 지하 굴착 안전성 확보, 굴착·발파 진동으로 인한 모니터링, 교통류 제어관리 할 수 있는 기술 개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연구단에서는 도심지 입체 지하 여건을 고려한 건설·운영기술 고도화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지하 교통 실현을 목표로, 지난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지하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한 안전 감시 시스템 개발’ 연구와 ‘지하 교통 인프라 설계·시공 및 운영 고도화 핵심 기술 개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내용
지상도로와 달리 폐쇄적인 공간인 지하도로는 운전자들의 심리적 불안감과 압박감을 높이고, 지하도로의 제한된 공간으로 인해 우회, 사고 처리 등이 원활치 않아 교통운영과 안전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지하도로 내부에서 발생한 교통 혼잡은 전체 지하도로의 통행 속도와 통행 시간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지하도로와 연결된 지상부도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지하도로 관리자는 안전 확보와 사고예방을 위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통 혼잡을 사전에 예방하는 교통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하도로의 경우 지상도로와는 주변의 교통 환경과 도로 형태, 안전시설물 등이 상이해 지상도로의 교통제어 기술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현재 지하도로와 비슷한 도로구조인 터널의 경우 기상조건을 고려한 기준이 많고, 지자체별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지하도로에 특화된 교통제어 기술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국내외에서 적용되고 있는 교통제어 기술 검토와 함께 지하도로에 적절한 교통제어기술을 파악하고, 산·학·연으로 구성된 다수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연구 목표에 맞는 지하도로 연결·접속부에 적합한 교통제어 요소기술을 도출했다.
또한, 연구팀은 수요제어 기법과 속도제어 기법이 가장 적절하다는 설문조사 의견을 반영해 교통제어 적용 시 지하도로는 물론 인접한 전체 교통망에 대한 영향을 고려했다.
이어 지하도로의 혼잡 발생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량적 기준과 프로세스(Traffic Congestion Judgement Criteria and its Process, TJCAP)를 개발했다.
지상도로는 평균속도만을 이용해 교통소통 상태를 구분하는 반면, TJCAP은 지하도로의 속도와 교통처리량을 동시에 고려하도록 설계됐다. 두 가지 지표 모두 현재 검지체계를 통해 쉽게 구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지하 교통량과 속도 차이를 이용해 도출된 값이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 판단할 수 있는 판단지표도 함께 개발했다.
이 판단지표를 통해 지하도로 관리자는 지하도로의 적절한 관리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특히, 연구팀은 실시간 지하도로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 판단 지표를 기반으로 소극적 제어(passive control)와 적극적 제어(active control)를 적용하는 제어기술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소극적 제어는 VMS, 교통정보 앱, 첨두시 운영안내 표지 등의 정보전달을 통해 사전에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우회하도록 유도해 궁극적으로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적극적 제어는 소극적 제어를 적용한 다음 단계로, 교통신호운영을 비롯해 지하도로 진입차단시설, 지하도로 내 연결램프 진·출입 차단시설 등과 같이 지하도로의 진입을 간헐적, 임의적,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기술을 이용, 지하도로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교통제어 알고리즘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시간 지하도로 Index level이 관리자가 설정한 제어 기준보다 높을 때 지하도로를 진입하는 차량에 미리 우회를 유도할 수 있는 소극적 제어를 실시한다.
소극적 제어 적용에도 지하도로 Index level이 매우 높음 상태고, 지하도로와 연결된 지상도로의 교통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지하도로의 진입 자체를 간헐적, 임시적, 부분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즉, 운전자의 자율적 의지로 지하도로 제어에 순응하거나 도로관리자의 개입으로 인한 지하도로 제어가 가능하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신월여의지하도로를 미시적 교통 시뮬레이션으로 구축, 교통제어 알고리즘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결과, 지하도로와 연결되는 지상도로의 교통상황, 교통제어 방안 적용 여부는 지하도로 내 교통상황 개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 / 터 / 뷰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에 모의 실험
교통제어 인한 효과 검증 성공 ‘자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양충헌 연구위원은 “지하도로를 대상으로 지하도로 내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지하도로 관리자 측면에서 지하도로를 원활하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마중물 기술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양 박사는 중점적으로 진행한 연구에 대해 “교통 혼잡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프로세스를 비롯해 판단 지표, 교통제어 알고리즘 프레임워크 등 지하도로 교통제어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연구단 중간 성과물로 신월여의지하도로 시뮬레이션으로 구축한 후 교통제어로 인한 효과 검증에도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연구단 공통의 테스트베드인 부산의 만덕-센텀 지하도로에 동일한 절차와 현장 특성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지하도로 교통운영에 실질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교통관리센터 지하도로 관리 모듈로 활용 추진
양 박사는 “지하도로 내 교통 혼잡 발생에 대한 정량적 기준은 해당 지하도로의 특성을 고려해 담당자가 설정할 수 있도록 운영의 융통성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실질적인 지하도로 교통운영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성과는 향후 지하도로의 운영과 유지관리를 위한 모니터링과 교통관리센터 지하도로 관리 모듈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지하도로를 운영하는 관리자에게 제공될 수 있고, 지하도로 구축 이후 지하도로 교통관리 시스템,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 세부 모듈로도 활용 가능하다.
끝으로 양 박사는 “향후 지하도로 교통제어 기술 고도화와 지하도로 운영 관리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도로기하구조 조건과 교통수요에 따른 교통 혼잡에 대한 교통제어 기술만을 제시했지만, 후속 연구를 통해 돌발상황이나 교통사고, 고장 차량, 낙하물 발생 등 보다 다양한 교통상황에 대한 교통제어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이 같은 교통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도로관리자가 제어를 수행하기 위해 관제 센터,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우회정보 제공 기술, 데이터 품질관리 기술, 인프라 구축과 같이 현실적인 지하도로 운영관리를 위한 기술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