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산업부산물만 활용해 고강도, 고내구성을 갖는 콘크리트 철도 침목이 선보여 화제다.
이 침목은 산업부산물인 고로슬래그 미분말과 소량의 실리카 흄을 시멘트 대체 재료로 사용하고, 칼슘계 활성화제를 첨가해 압축강도 80MPa 이상을 구현한 침목으로, 구조적 성능과 내구성이 우수하다.
특히, 이번 침목에 적용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기술은 국내 철도 선로 전반에 적용 가능한 것은 물론 증기양생이 이뤄지는 모든 콘크리트 2차 제품에 적용할 수 있어 향후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로슬래그 미분말’ ‘실리카 흄’ 시멘트 대체 재료로 사용
압축강도 80MPa 이상 구현 ··· 구조 성능 내구성 뛰어나
건설산업 분야에서의 시멘트는 핵심적인 자재인 동시에 콘크리트 구조물 건설 시 필수적인 재료지만, 시멘트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계 총 발생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시멘트 1톤 제조 시 830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철도 궤도 시스템을 비롯해 토목 구조물 건설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재료는 시멘트 기반으로 제조되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 실현이나 기후위기 대응을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철도를 포함한 건설산업 전체적으로 시멘트 사용량 절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산업부산물을 활용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철도 침목’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기술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 3년 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지속가능 철도교통을 위한 탄소중립 핵심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연구내용
이 연구는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개발 및 이를 사용한 철도 침목 제작’ 연구로, 현재 연구팀은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의 ‘물성 확보를 위한 재료 개발’ 연구와 함께 ‘경제성 확보’, ‘확대 적용’ 등 크게 3가지 부문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철도 침목은 고속으로 운행되는 열차의 하중을 지지하면서 그 하중을 노반으로 전달하는 철도 궤도의 핵심 구성품으로, 매우 단단하고 20년,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이 같은 고강도, 고내구성을 구현하는 동시에 탄소중립도 실현할 수 있는 물성 확보를 위해 시멘트 대체재로 고로슬래그를 비롯해 소량의 실리카 흄과 칼슘계 활성화제를 사용하고, 최적의 배합비와 양생 프로그램 도출을 통해 재료 간 반응성을 극대화시켰다.
고로슬래그는 철강제조 시 고로(용광로)에서 발생되는 슬래그로, 철 이외의 불순물들이 모인 것들을 말한다.
연구팀은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의 3일 재령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무려 94.9 MPa을 달성했고,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단면의 밀실도는 매우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또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를 활용, 철도 침목을 제작하고, 콘크리트 침목의 성능시험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22480-2에 따라 실내 성능시험을 실시, 국제표준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경제성 확보’ 부문에서는 원재료와 제작 공정에 대한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원재료 측면에서는 실리카 흄과 플라이애쉬를 포함한 다양한 분체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배합(안)을 도출하고 그에 따른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제작 공정 측면에서는 믹싱 방법 및 시간, 양생 시 열량 투입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공정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경제성 확보 부분에 대한 연구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가시적인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확대 적용’ 부문에서는 실내 시험을 통해 시멘트 기반 침목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현하는 것을 확인하고, 현재 실제 철도 선로에 개발 제품의 시험 부설을 통한 적합성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확대 적용을 전제로 철도 콘크리트 궤도에 사용되고 있는 프리캐스트 슬래브 패널에 철근 대체재인 유리섬유보강근(GFRP)과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를 함께 적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는 철도 궤도와 인프라 분야의 다양한 제품과 시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대효과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를 사용해 철도 침목을 제작할 경우 1㎥ 당 약 400kg의 시멘트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존 시멘트 기반의 철도 침목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는 철도 침목은 물론 건설산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기술인만큼 향후 기술 확대 적용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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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칼리 골재 반응 등 염해 동해 저항성 ‘탁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배영훈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와 이를 이용한 철도 침목은 ‘콘크리트 제조 시 시멘트는 필수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기존의 인식을 탈피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기술은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철도 콘크리트 침목 제작이 가능해 탄소중립 실현을 통한 지속가능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 박사는 “특히,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는 조직이 매우 밀실하고 고강도로, 알칼리 골재 반응은 물론 염해와 동해 저항성이 매우 우수하다”며, “따라서 구조적 성능과 내구성이 우수한 침목 제작이 가능한 만큼 향후 국내 철도 선로 전반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침목은 물론 증기양생이 이뤄지는 모든 콘크리트 2차 제품에 응용, 적용될 수 있어 활용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그먼트 건축PC 등 콘크리트 2차 제품군에 확대 적용 추진
연구팀은 이번 기술의 확대 적용을 위해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배 박사는 “철도 인프라와 궤도의 탄소중립 실현과 그린 업(Green-up)을 위해 RC침목, 콘크리트 파일, 세그먼트, 건축PC 등 다양한 콘크리트 2차 제품군에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확대 적용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제품들은 증기양생을 통한 고강도 콘크리트 구현이 필요한 제품들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의 물성과 제조 공정 특성이 이에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제철소, 발전소 등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은 물론 타 산업의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배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 개발과 폭넓은 적용을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를 줄이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 박사는 “석탄 발전과 철강산업은 어느 정도 쇠퇴가 예상되는 만큼 고로슬래그, 플라이애쉬 등의 가용성은 현저히 감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배 박사는 “따라서 시멘트 제로 콘크리트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고로슬래그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체 재료를 찾아내고 콘크리트화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