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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MS '기술 진화' 길 열리다

기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태원 선임연구위원

건설기술신문 | 기사입력 2021/01/27 [16:32]
건설기술신문 기사입력  2021/01/27 [16:32]
BEMS '기술 진화' 길 열리다
기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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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X가 아닌 F로 분류하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요?’ 예상을 뛰어넘어 수백 명이 모인 공청회 자리에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표준(안) 발표를 듣고 일부 청중의 항의에 가까운 질문이다.

 

BEMS는 자동화 또는 정보화 시스템의 일종이니 표준은 당연히 정보부문(부문기호 X)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했을 대부분이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인 청중은 건설부문(부문기호 F)으로 분류된 결과를 보고 의아했으리라. 

 

물론 예상했던 질문이자 반발인지라 준비한 내용으로 많은 청중의 이해를 구함으로써 2014년 8월,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세계 최초의 BEMS 한국산업규격(KS F 1800-1)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비록 외래어긴 하지만 정부 정책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임에도 BEMS는 그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했던 시절의 얘기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전력난 대처 그리고 에너지 절약 등의 요구로 압박을 받았지만 국민과 소비자는 이렇다 할 대응수단을 갖지 못했다.

 

BEMS에 관한 이슈는 크게 두 가지, 초기 투자비를 줄이는 것과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즉, BEMS에 관심이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로, 첫째는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드느냐, 그리고 다음은 그 비용을 들여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다. 시스템과 제품 공급자가 소비자의 이 같은 요구를 만족시켜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아쉽게도 이를 위한 핵심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기반도 매우 취약해 고비용에 저성능일 수밖에 없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도 현황은 마찬가지다.

 

오늘날 건물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자동화시스템이 사용된다. 이들은 대개 목적에 따라 별도로 설치되어 본연의 기능만을 수행하며 서로 협조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을 서로 연결해 지능형건물시스템(IBS)을 구성하기도 하나, 단지 관리자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 통합에 불과하다.

 

또 시스템이 패키지화된 기성품이어서 공급자가 제공하는 매우 제한적인 서비스만이 이용 가능할 뿐, 개별 건물의 특징과 요구를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도 매우 어렵고, 고장이라도 발생하면 해당 제품의 공급자만 다룰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소비자가 많은 비용을 들여 설치를 하지만 여전히 공급자의 전유물이나 다름이 없어, 결국 날로 증가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함은 물론 기술의 발전과 진화는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와중에, BEMS 한국산업규격 제2부(KS F 1800-2)가 제정 고시됐다. 이제 어느 정도 표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1부에 이어 연계규격으로 추가 제안한 지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받아든 결과다.

 

당초 1부는 건물과 에너지의 운영관리 성능에 관한 사항을, 2부는 설치 및 운영관리 비용에 관한 사항을 반영했었다. 저비용 고성능의 시스템을 목표로 설계한 최소한의 내용이다.

 

하지만, 제정된 표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부가 제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공감대 형성과 소통에는 상당한 기여를 했을지언정 운영관리 성능 향상에는 크게 기대에 미치지 못했듯, 2부가 제정됐다 해서 비용이 저절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7년 1월, 정부는 BEMS 보급촉진을 구호로 일정 규모(연면적 10,000㎡) 이상의 공공건물에 설치를 의무화했다.

 

아직 기술적으로 소비자를 만족할만한 제품이 없어 시기상조이니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미 예고한 시책을 돌이킬 수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과거 개발연대기, 정부가 전자산업에 투자했기 때문에 오늘날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냐는 무용담과 함께.

 

하지만,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는 당초 목적을 담보하기는커녕, 운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표준 제정을 마지막 성과로 BEMS 연구단도 5년 4개월여 짧지 않은 여정을 마쳤다. 시장의 성급한 요구를 잠시 뒤로 하고, 저비용 고성능의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한 기반 및 핵심기술 개발에 나섰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지만 기술진화의 토대는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공급자가 주도하는 자동화시스템이나 정보화시스템을 대체할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전혀 새로운 플랫폼을 소비자 품에 안김으로써, 정보통신 기술의 문외한이라도 시스템을 설치,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개별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술이 시장에 보급되는 일만 남았다.

 

이번 표준 제정을 넘어 소비자가 주인 되는 꿈의 BEMS 탄생, 그리고 새로운 미래사회가 열림을 알리는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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